2009/07/23 02:08

실험정신 없는 우리나라 음악, 삼자돼면의 바베큐가 증명하다.



무한도전 듀엣가요제는 끝났지만 여운은 오래간다.
어느 오락, 연예 프로그램이 이런 여운으로 몇 주가 지나도록 기대감과 행복을 준적이 있을까 싶다.

2주에 걸쳐 방송된 무한도전의 듀엣가요제는 개인적으로 그닥 기대하지 않았다.
2년 전에 강변북로 가요제가 2주간에 걸쳐 방송되기엔 다소 지루하지 않았나 생각했기 때문이다.
첫주는 예년과 포멧이 약간 달랐지만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듀엣이라는 가요제 조건이 아니라면 무한도전 출연자가 작곡가를 찾아가 곡을 받고 노래를 연습하고 가요제에서 노래한다는 것은 예전에 비슷하다.

첫번째 방송은 솔직히 그렇게 재밌지는 않았다.
그러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충만했다.
어떤 노래가 나올까, 무한도전 출연자들이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까하는 기대가 컷다.
두번째 방송이 나갔다.
요즘 故이주일님이 나온다 해도 웃기 힘들만큼 나라와 국민이 모두 힘들고 어수선한 상황에서 어느정도의 즐거움은 있었다.
개그, 코미디를 따지자면 큰 점수를 줄 순 없다.

방송이 끝나고 하루가 지났다.
MBC FM 방명수의 두시의 데이트를 듣는 나는 명시카의 냉면이나 삼자돼면의 바베큐는 방송을 타겠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나오지 않았다.
다음 날 또 기다렸다.
한 번 듣고 나도 모르게 바베큐와 냉면이 귀에 익숙해졌던거 같다.

무한도전 예고편을 보면 삼자돼면의 전자깡패가 가요제에 나올거라고 예상했지만 아니였다.
현재 정현돈의 상황에 맞는 러브스토리를 소재로 한 바베큐가 방송을 탔다.
어찌 됐든 냉면과 바베큐는 충분히 코믹스런 내용을 담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부터 박태준 작곡의 "냉면"(가곡)을 좋아 했다.
중학교 2학년 때 그 노래를 처음 배워 지금도 외우고 다닌다.
당연 명시카의 냉면과 비교가 된다.
잘 만들어진 노래다.
이 노래 들으면서 어느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은 분명 월요일 출근해서 학생들에게 이 노래를 가르치고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두 노래 뿐만 아니라 무한도전의 2009 듀엣 가요제에 나왔던 노래들 모두 실험적인 노래다.
퓨쳐라이거의 노래는 유재석이 진행 맨트나 의미 없이 두드린 신디사이저 음이 훌륭한 노래가 됐다.
지금 무한도전 2009 듀엣 가요제에 나왔던 음악들이 우리나라 음악차트에 1, 2위를 다투고 인터넷 마다 화제가 되고 있다.
무한도전이라는 브랜드 가치와 무한도전 맴버들에 대한 익숙한 느낌이 한 몫차지하겠지만 이 날 무한도전에 나왔던 음악들은 모두 실험적이였다.
한, 두 개는 충분히 오랫동안 다듬어진 음악이였지만 어떤건 오락 프로에나 어울릴법한 장난 스런 음악처럼 들렸다.
그러나 지금, 무한도전에 나왔던 음악들은 어느 아이돌 가수의 노래보다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번을 계기로 생각해 본다.
서태지가 은퇴하고 나서 우리나라 음악에 실험정신이란게 있었나 싶다.
솔직히 많다.
실험정신이 담긴 음악들은 지금도 수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디어에 노출되기가 힘들다.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해 보편적인 이미지가 아닌 인디 밴드들은 인터넷 활동 조차 쉽지 않다.
피아노를 잘치고 기타를 잘치고 아이돌 춤을 잘춰야 그나마 인터넷에서도 먹힌다.
그런데 어릴 수록 더 잘 먹힌다.

삼자돼면의 바베큐가 대중의 관심을 얻는 걸 보면 그동안 우리나라 음악이 얼마나 실험적이지 않았는지 증명해 준다.
그렇고 그런 음악.
대중에게 익숙한 음악을 팔아야 살아 남는다는 인식이 강하다.
예전 HOT나 젝스키스는 그룹간 개성이 뚜렸지만 지금 아이돌 가수라고 나오는 가수들은 섞여서 서로 다른 노래를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만큼 개성이 없다.

우리 음악계는 대중이 원하는 음악을 주문제작(?)하기 보다 짧은 기간 돈 되는 대량생산(?)을 선택한 결과 다양성은 죽고 식상한 음악만 남았다.
근 10년 동안 우리나라 대중 가요는 죽었다.
그나마 전통성을 갖던 90년대 가수들이 현대에 들어 고전하는 이유가 그렇다.
대중은 그들을 원하지만 방송계에서는 일단 돈되는 연예인을 원하기 때문에 대중들은 어제 그나마!! 좀 팔렸던 음악을 오늘 또 들어야 한다.

이번 무한도전의 듀엣가요제가 얻은 큰 성과라고 한다면 "아직 대중들은 새로운 것을 원하고 받아 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 했다는 것이다."
소망컨데 가요계에 누구라도 이번 무한도전 듀엣 가요제에 대해 고맙다는 감사 표시를 할 줄 아는 진정한 음악가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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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2 01:20

사업 하겠다는 사람이 전화도 하나 못 받으면 어쩌자는 건지요.


오늘 아침부터 내가 들은 말이다.

대략 석달전 모 업체와 프로그램 개발 계약을 했다.
올해 부터는 프로그램 주문제작은 안하기로 했던건데 마침 돈이 필요 했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계약했다.

개발 기간은 3개월을 주겠단다.
프로그램은 대략 30여개가 된다.
업체에서 서버를 셋팅하면 내가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된다.
그런데 3개월 중 서버 셋팅에 2개월을 써버렸다.
큐브리드라는 생소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작업 해야 하는거라 작업 할 수 있는 임시 서버도 구하기 쉽지 않았다.
3개월 시간을 준다고 한게 결국 1개월만에 해야 했다.
부지런 떤다고 하긴 했는데 1개월로는 무리였다.
오늘까지 3주를 더 써서 겨우 마무리 했다.

프로그램 중에 수정 사항이 있었나보다.
그런데 나는 전화를 받지 못했다.
평소에도 워낙 전화가 안오기 때문에 신경을 안쓰고 있었는데 휴대전화를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저녁 때가 되서야 휴대폰이 없다는 걸 알았다.
그 전날 잃어 버린거 일수도 있고 그 훨씬 전에 잃어 버린 거일 수도 있다.
분실 신고를 하고 날이 밝으면 임대폰을 받으러 갈 계획이였다.

아침부터 사무실로 전화가 온다.
주로 메일 상담이라 사무실로 걸려오는 전화도 오랜만이다.
번호가 같이 일하는 업체다.
웹디자이너다.

"여보세요."
"... 사업을 하겠다는 사람이 전화를 그렇게 안받으면 어쩌자는건지 ..."
"..."

황당했다.
나는 분명 프리랜서 계약을 한건데 평소에도 윗 사람처럼 굴려고하는데 불편했는데 이제 갓 사회 생활 시작한 여직원에게 이런 소리를 들었다.
남들이 사회생활 힘들다는게 이런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의가 없었다.
사무실 전화 번호도 알고 있었고 메일 주소도 알고 있었으면서 휴대전화 못 받았다고 아침부터 전화해서 부하직원 훈계하듯 한다.
나는 한 번도 그들을 고용주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그들 엮시 내가 아니면 다른 개발자를 구하겠지만 나 역시 이 일이 아니면 다른 일이 밀려 있다.
나 엮시 이 번 일로 다른 일을 못해 손해가 크다.
자기들 시간 약속 못지킨건 생각 않고 내가 3주 오버한거만 부각 시키려고 한다.

그들은 돈을 쥔 사람이고 나는 노동력을 제공해야 하는 사람이다.
이런데서 수식관계가 형성되는가보다.
이번 일을 하면서 참 더럽다는 생각을 했다.
이미 다짐을 했던거지만 다시는 하청거래, 개인거래 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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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7 22:42

컴퓨터 프로그램, 내가 배워서 해도 되는데 시간이 없어서...


일을 하면서 클라이언트로부터 종종 듣는 말이다.
너무 자주 듣다보니 혹시 이 사람이 천재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내가 일을 하면서 의뢰인에게 제일 듣기 싫어 하는 말이 있다.
"간단한 합니다", "쉽습니다", "금방 되는겁니다", "별거 아닙니다"
이런식의 말이다.
정말 쉬운 작업인 경우도 있지만 이런 말로 운을 띄웠다면 필시 간단하지 않은 작업일 확율이 높다.
이런 말로 시작하는 의뢰인과 계약한다면 일하면서 마음 고생할 확율 99.9%다.
프로그램 개발을 도화지에 삼각형 그리는 것처럼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프리랜서든 다른 업체 직원이든 개발자를 종 부리듯이 하려고 든다.

클라이언트가 절대 볼 수 없는 부분


물리적으로 압축된 데이터베이스 파일의 크기가 500MB가 넘는다.
그중 100MB가 넘는 테이블(클레스)이 있다.
10만개가 넘는 레코드를 갖고 있다.
이 테이블에서 정보를 취합해서 연별, 월별, 일별, 카테고리별, 생산자별 통계를 내서 표로 출력 해 달란다.
그 말이 끝나고 몇 시간 뒤에 전화가 왔다.
왜 안되냐고 독촉이다.
내가 설계한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라서 겨우 테이블 구족 파악이 끝났는데 의뢰인은 왜 출력이 안되냐고 성화다.
그러면서 자기도 컴퓨터를 좀 아는데 바빠서 프로그램 공부할 시간이 없어서 의뢰하는건데 작업이 너무 늦은거 아니냐며 닥달한다.

■ 고생한만큼 인정 못 받는 프로그래머
프로그래머가 하는 일은 대부분 눈에 보이지 않는다.
웹프로그래머의 경우 더 그렇다.
비주얼은 웹디자이너가 주로 담당하다보니 클라이언트의 입장에서 볼 때 일은 대부분 웹디자이너가 한다고 생각한다.
한번은 너무하다 싶은 의뢰인이 있어 사무실로 불렀다.
당신이 원하는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이렇게 많은 코드를 작성해야 한다며 프로그램 소스 몇 개를 보여 줬다.

"아... 이렇게 작업하네요. 생각보다 간단하네요."

의뢰인이 한 말이다.
더 이상 할 말을 없게 만들었다.
자기도 조금만 공부하면 할 수 있을거 같단다.
그런데 지금은 바쁘단다.
결국 바빠서 지금은 공부할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는 건 누구나 똑같다.
이 사람들 대본이 있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똑같이 말한다.

프로그램은 내용이 어떠든간에 결과만 출력해 주면 의뢰인들은 모른다.
나는 성격상 대충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엔 익숙치가 않다.
오랜 습관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스를 계층별로 간격을 맞춰 보기 좋게 정리를 해야 하고 알고리즘이나 리소스를 관리할 때 신경을 많이 쓴다.
그래서 다소 작업 시간이 늦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작업이 늦는 것에 대한 불만만 있을 뿐 좀 더 신경써준 것에 대한 고마움은 없다.

얼마전 기존의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하는 작업이 있었다.
1만개 넘는 레코드를 한번에 불러와 처리를 하니 프로그램이 많이 늦다.
업그레이드 하면서 페이징을 다시하고 중복되는 프로세스를 줄이고 불필요한 변수들을 정리 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30초가 넘게 걸리던게 클릭하고 1초 미만으로 빨라졌지만 서버가 좋아져서 그런 줄 안다.
수고했다거나 고맙다는 말을 기대하는건 애초에 무리였다.
나는 작업 기간이 오래 걸렸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진땀 빼야 했다.
고생한 만큼 인정 받지 못한다.

나도 다른 사람처럼 대충 프로그래밍해서 결과만 출력해서 넘겨 주고 돈만 받으면 되는건지 좋은 소리 못들어도 지금처럼 양심 것 작업을 해야하는건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돈이 많이 궁하긴 하지만 좀 덜 벌더라도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의 일은 절대 맞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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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0 13:54

프리랜서? 프로그래머? 노동자? 잡부? 난 누구냐.


어릴 때부터 내가 할 줄 아는거라곤 컴퓨터 깨작거리느거밖에 없다.
초등학교 다닐 때 겨울방학 과학 아카데미 다니던 시절 선생님이 차비하라고 준 돈으로 오락실(보글보글)에 모두 상납하던 때를 빼고는 게임에 미치도록 매달려 본적도 없고 그 흔한(?) 스타크레프트, 워크레프트, 리니지 이런 게임들도 할 줄 모른다.
구구단을 짜더라도 컴퓨터 언어로 뭔가를 만드는게 더 재밌었다.

이 짓을 직업으로 삼은지 십년이 됐다.
그동안 재밌었던 적은 없다.
웹디자이너를 방직공장의 여공처럼 대하던 사장과 싸우고 나와서 프리랜서를 시작했다.
운이 좋게 시작하자마다 쇼핑몰 건이 들어왔다.
그 때 일거리가 그렇게 들어오면 안되는거였다.
싫든 좋든 다시 직장에 들어 갔다면 직장 상사 몇명의 비위만 맞추면 되지만 지금은 모든 의뢰인이 직장 상사가 된다.

3개월 전, 한 업체로부터 전화가 왔다.
여러 경로를 거쳐 나를 찾게 됐다고하는데 관공서 일을 의뢰 했다.
그쪽은 법인이였고 나는 개인이다.
나는 그 회사로부터 하청을 받았다.
얼핏 보기에 그닦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적당한 가격이라 생각되는 금액에 계약했다.
작업 기간도 3개월이라고 하니 조건은 괜찮았다.
그 회사에서 서버를 셋팅하면 내가 작업을 시작하면 됐다.
문제는 서버 셋팅하는데 두달이 걸렸다.
내겐 한 달의 시간이 주어졌다.
한 달, 부지런히 하면 될거 같았다.
또 다른 문제, 그 회사에서 서버를 전문으로 다루는 사람이 없어 데몬들이 수시로 다운된다.
큐브리드라는 생소한 DB를 이용하면서 가뜩이나 손에 익지 않은데 서버까지 말썽이다.
작업 시작하고 2주가 지나자 프로그램 다 됐냐고 전화가 온다.
그 때부터 나는 조바심이 난다.
결국 3개월내에 해결을 못했다.
나는 1주일만 시간을 더 달라고 한게 벌써 3주를 더 써버렸다.
이젠 내가 거의 다 됐다는 말도 믿지 않는다.
그쪽도 자포자기 한 듯 마무리나 해달란다.
나만 죄인 된 느낌.
30여개가 넘는 프로그램을 한 달만에 하겠다는 내 생각도 잘 못 된 것이였다.
한번은 할 얘기가 있으니 사무실에 방문하란다.
그래서 피곤한 몸으로 허겁지겁 달려갔더니 바쁘다고 다음에 얘기 하잖다.
지난 달 할부로 구입한 중고차가 아니면 뒤집어 엎고 싶다.
처음에 프로젝트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나도 잘 못이다.
그러나 3개월의 시간 중 2개월을 서버셋팅에 써버린 그 회사는 내게 떳떳하다.
나는 하청업자다.
할말이 없다.

비슷한 무렵 한 부동산에서 프로그램 의뢰가 들어 왔다.
부동산 중개 프로그램이 아니였다.
나 혼자서는 도저히 해결 할 수 없는 일을 의뢰하러 왔다.
웹프로그램으로는 안되는 것이니 경기도나 서울쪽 업체로 알아보라 하니 쌩 하고 사무실을 나간다.
그리고 며칠 후 다시 찾아 왔다.
프로그램을 바꿔서 간단한 형식으로 만들어 달랜다.
해본적 없는 프로그램이라 힘들거 같긴 했지만 AJAX를 이용하면 어느정도 비슷하게는 될거 같았다.
강의 하듯이 이건 되고 이건 안 되고 왜 그런지 열심히 설명한 후에 계약에 들어갔다.
역시 쉬운 작업은 아니였다.
작년부터 준비한 AJAX가 그나마 도움이 된다.
우여곡절 끝에 2개월 작업 끝에 잔금을 받았다.
며칠 후 찾아 와서 프로그램을 수정 해 달란다.
처음 몇 번은 그런 일이 있으니 당연히 해달라는대로 해줬다.
며칠 후 또 찾아와 기능을 바꾸고 싶단다.
해 줬다.
며칠 후 도 찾아와 다른 기능을 넣고 싶단다.
웹 프로그래머들이 제일 싫어 하는 작업이 테이블 스키마 변경이 들어가는 수정 작업이다.
조금씩 스트레스가 쌓여간다.
이미 쌓여진 스트레스가 시멘트처럼 굳어져가는거 같다.
다른 일로 바빠서 더 이상 힘들다고 하니 수정 작업비를 선불로 주면 해 줄 수 있냐고 한다.
나는 지금 단 일 푼이 아쉬운 때다.
자존심 상하는 말이지만 못한다는 말을 못했다.

봄에 ERP 프로그램이 하나 들어 왔다.
이미 두 건의 계약이 있었기에 프로젝트를 맡을 수 없다고 했다.
내가 이미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 중에 비슷한게 있긴 한데 이 프로그램 시연을 해 줄테니 이거라도 살거면 사고 주문제작은 할 수 없다고 했다.
일단 프로그램을 보잖다.
그래서 설치 해 줬다.
사겠단다.
100만원이 덜 왔다.
돈이 부족하다고 하니 하나만 수정 해 달란다.
사무실 임대료 낼 날이 다가와 오던 때였다.
수정 해 줬다.
20만원 더해서 120 줄테니 하나만 더 손 봐달랜다.
해줬다.
60만원을 준다.
나도 약이 오르기 시작했다.
60만원 안 받기로 하고 손 떼기로 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사무실로 찾아 온다.
수정해야 할 목록들을 갖어 오더니 이거 다 해주면 잔금에 두 배를 더 주겠단다.
결국 해 줄 수밖에 없었다.
반만 입금 됐다.
앞으론 선입금 아니면 아무 작업도 안해준다고 못을 밖았다.
요즘 연락이 없다.

- - - -

나에게 하청 준 사람이 계약한 금액은 내가 받기로 한 돈의 다섯배라는 걸 알게 됐다.
요즘 마음이 많이 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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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1 17:20

난 국산 운영체제의 성공은 반댈세


T땡땡 회사에서 국산 운영체제 출시가 코앞이다.
국산 OS라고 하니 약 17년 전의 K-DOS가 생각난다.
내가 고2 쯤 됐던거 같다.
어느날 학원 원장님이 5.25인치 디스켓을 들고 오더니 한 번 보란다.
Label엔 K-DOS라고 써 있다.
MS-DOS의 다른 버전인가하고 드라이브에 디스켓을 넣고 전원을 켰다.
직~직~
당시 터보 기능이 있는 AT 컴퓨터에서도 한참을 돌아가고 나서야 겨우 부팅이 됐다.
(터보 기능이 386부터 없어졌지만 강제적인 오버클럭 정도 되겠다.)
모양새는 MS-DOS에서 HBIOS를 실행한것과 다르지 않았다.
다른게 있다면 속도가 두 배이상 느리다는 것과 한글 명령어가 지원된다는 것이다.
어떠냐는 원장님의 물음에 누가 이걸 쓰겠냐는 나의 대답에 원장님도 동의하며 디스켓함에 넣어 둔 K-DOS는 나 아니면 세상 밖으로 나올 일이 없었다.
실용면에서는 MS-DOS를 따라갈 수 없었지만 K-DOS를 보면서 MS 아니면 운영체제를 만들 수 없다는 나의 고정관념이 깨졌다.
K-DOS를 계기로 다음 해에 나는 C언어를 공부하게 됐고 그동안 불편하게 생각했던 DOS 명령어들을 내 입맛에 맞게 새로 만들어 쓰기 시작했다.
당시 유행하던 MDIR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윈도우95가 나오고도 한참을 그동안 내가 만들어 둔 DOS 명령어들이 아까워 남들은 마우스로 아이콘을 클릭할 때 나는 여전히 키보드를 고집했다.
윈도우95플러스 버전이 나오기 전까지 그랬던거 같다.

MS의 윈도우는 IBM 컴퓨터의 보급에 큰 역활을 했지만 운영체제의 진보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됐다.
지난 몇년 전가지만 해도 MS + INTEL + IBM의 궁합은 세계 최고였고 PC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갖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OS/2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가 DOS 명령어들을 외우고 있을 때 맥 사용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마우스와 아이콘을 사용해 왔다.
현재도 맥은 그래픽 편집용 전문 컴퓨터로 인식 되어 있지만 맥도 IBM PC와 다를게 없다.
우리나라에서 맥이 그래픽 편집용으로 인식된 건 오래전부터 맥의 데이터 처리속도가 빠르고 운영체제인 OS/2도 32bit 데이터처리를 일찍이 도입하며 프로그램 실행 속도가 IBM에 월등했기 때문이다.
만약 MS윈도우가 아니였다면 우리는 적어도 20년 전부터 32Bit 체제의 빠른 운영체제를 사용해 왔을지 모른다.
지금에서 비스타, xp64와 같은 운영체제가 20년 전에 나왔다고 상상해 보자.
미국은 아직도 맥킨토시 사용자들이 많다.
이미 맥킨토시의 장점을 맛본 사람들이 그 장점을 포기 할 수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도 드디어 윈도우형 운영체제의 출시가 초일기에 들어갔다.
화면은 MS윈도우와 다를게 없다.
일단 레이아웃이 익숙하니 거부감은 없을 듯 하다.
MS윈도우와 호환성만 문제 되지 않는다면 운영체제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 보인다.
거기다 우리나라 국민성(애국심)을 적절히 이용한다면 적어도 리눅스(PC) 사용자 수를 뛰어 넘는 건 시간문제가 아닐까 싶다.
몇년 뒤에 컴퓨터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MS 윈도우가 무엇이냐 할만큼 우리나라 시장 점유율이 높아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나는 왜 우리나라 운영체제의 성공이 탐탁치 않은걸까.
우리나라는 미국이 아니다.
유통과 IT 관련법이 매우 후지다.
또 S/W 생산, 유통하는 회사의 경영 방법이 사용자가 아닌 회사 중심이다.
빌게이츠의 아버지는 미국의 유명 법조인 출신이지만 2000년대 들어서 MS는 여러번의 소송을 겪어야했다.
첫번째는 MS윈도우의 시장 점유율을 높혀 왔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기업의 시장 독점은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다른 중소기업들의 시장 진입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법은 시장 독점이나 담합에 대한 조례가 전혀 없거나 매우 관대하다.
MS는 윈도우에 메신저나 브라우저 그 밖의 몇 개 소프트웨어를 부당하게 끼워팔기 했다는 이유로 또 소송을 당하고 미국 대법원은 법무부의 손을 들어준다.
우리나라였다면 윈도우에 메신저나 브라우저를 끼워 파는 걸 원+원 정도로 생각할테지만 그런 부당한 시장 유통은 다른 소규모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기 때문에 경쟁이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S/W 개발 회사들은 게임, 백신, 문서편집기 정도가 있을것이다.
그나마 문서편집기 시장도 외국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에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관공서나 대기업에서조차 국산 S/W를 멀리하고 있는 마당에 이만큼이나 지금 버티고 있는게 용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S/W 시장이 왜 고전을 면치 못할까?
나도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지만 프로그램 하나를 생산해 내기 까지는 매우 많은 노력과 열정이 필요하다.
우스게 소리로 개발자들은 해를 보려면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는 말이 있다.
별 떴을 때 출근하고 별 떠야 퇴근한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S/W 개발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런데도 항상 외국산 S/W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회사의 마캐팅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들은 S/W 시장을 도박 쯤으로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 만들어서 성공하면 한 번에 대박이라는 생각 때문에 단기 이익에 목숨을 건다.
그렇기 때문에 S/W 가격은 현실 적이지 못하게 상승하고 A/S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이런 회사들은 수입 S/W의 가격 상승에 일조하는 거 말고는 없다.

세계에서 누구도 MS윈도우를 대적하기 위해 윈도우를 만들어 낸 나라는 없다.
우리나라가 최초가 아닐까 싶다.
분명 반겨야 할 일이지만 내가 걱정하는 건 이 국산 운영체제가 우리나라 운영체제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 했다고 생각해보자.
관련법이 미흡한 이 상태에서 그건 다른 S/W 개발 회사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
T땡땡 회사의 경영진이 안철수 교수와 같다고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경영진의 양심에 시장을 맞기기 보다 정부 정책과 관련법 등을 구체화 하는 것이 시급하다.
즉, 이 회사가 시장을 반 독점한 상황에서 그것을 제지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지금 상황을 MS에서 묵과할리 만무하다.
MS가 우리나라에만 유독 불리한 판매 조건을 내걸고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걸 보며 운영체제 독립을 꿈구기도 했다.
그것이 현실화 되기 일보 직전이다.
시장은 냉정한 것이지만 지금은 정부의 정책이나 사용자들이 국산 운영체제를 보호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그러면서 T땡땡 회사가 자립해서 성공한 기업이 됐을 때 배은망덕한 기업이 되지 않게 하기위해 안전장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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